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친환경 시대의 원자재 변화 (전기차, 희토류, 배터리)

by 잡꿀통 2025. 7. 24.

전기차 충전

지속가능성과 탄소중립이 글로벌 경제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원자재 시장도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석유 중심의 에너지 구조에서 벗어나, 전기차·배터리·친환경 인프라 중심의 새로운 산업 구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원자재 수요의 양상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장치 확대, 재생에너지 인프라 건설 등과 연계된 원자재는 이전보다 훨씬 더 중요한 전략적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기차, 희토류, 배터리 산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시대의 주요 원자재와 그 변화 양상을 살펴보겠습니다.

전기차 확산과 필수 원자재 수요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은 친환경 시대를 대표하는 산업 변화 중 하나입니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벗어나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전기차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핵심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차량 제작에 필요한 원자재 수요도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기차 한 대에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더 많은 구리, 리튬,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등의 금속이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에는 전동모터, 배터리, 고전압 케이블 등에 다량의 구리가 들어가며, 차량 한 대당 평균 80kg 이상의 구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구성 요소인 양극재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며, 배터리 용량과 수명, 안전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로 인해 니켈과 코발트의 국제 시세는 전기차 보급 속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발트는 전 세계 생산량의 약 70%가 콩고민주공화국에 집중되어 있어 공급망 안정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리사이클링 기술 및 대체 소재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기업들은 원자재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와 계약을 늘리고 있으며, 주요 국가들은 광물 자원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 등도 전기차 원자재의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자체 정제 및 재활용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친환경 산업 전환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희토류의 전략적 가치와 지정학

희토류는 지구상에 비교적 희귀하게 존재하는 17종의 금속 원소를 말하며, 대부분은 전기차, 풍력터빈, 군사장비, 스마트폰,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필수 재료로 사용됩니다.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프라세오디뮴 등은 전기차 모터와 고성능 자석에, 세륨과 이트륨은 광학기기와 촉매제에 사용되며, 이들 금속은 대체재가 거의 없어 전략적 자원으로 분류됩니다. 특히 전기차에 쓰이는 영구자석 모터에는 희토류가 반드시 들어가기 때문에,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커질수록 희토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희토류는 생산과 정제 과정이 복잡하고 환경 오염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채굴과 가공이 일부 국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 이상은 중국이 담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희토류는 단순한 자원 문제를 넘어서 지정학적 무기, 경제적 영향력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과거 중국은 일본과의 영토 분쟁 당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며, 자원 외교의 수단으로 이 자원을 사용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한국 등은 희토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호주, 캐나다, 베트남 등의 희토류 광산 개발에 투자하거나 정제 설비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재활용 기술, 희토류 회수 및 재사용, 대체 소재 개발 등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이는 향후 희토류 시장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희토류는 친환경 사회의 기술적 기반이지만, 동시에 정치·외교의 중요한 변수이기도 합니다.

배터리 산업과 원자재 혁신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기차, 스마트폰,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에 널리 사용되며, 이 배터리를 구성하는 주요 원자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리튬은 ‘백색 석유’라 불릴 정도로 전략적 가치가 높아, 리튬 확보 경쟁이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주요 리튬 생산국은 호주, 칠레, 아르헨티나로 구성된 ‘리튬 삼각지대’이며, 중국은 리튬 정제 및 가공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원자재는 가격 변동성이 크고, 공급망 구조가 불안정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2021~2022년에는 전기차 수요 폭증과 함께 리튬 가격이 10배 이상 급등한 바 있으며, 이는 배터리 가격 상승과 완성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국 내 광물 개발, 장기 구매계약 체결, 리사이클링 산업 육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배터리 원자재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배터리 기술의 혁신은 새로운 원자재 수요를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체 배터리(전고체전지)는 리튬 외에도 실리콘, 황, 나트륨 등의 새로운 원소가 연구되고 있으며, 이는 기존 금속의 대체 가능성을 높여 자원 편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흑연 또한 음극재 소재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천연 흑연과 인조 흑연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배터리 원자재의 공급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은 단순한 산업 문제가 아닌, 탄소중립 목표와 직결된 글로벌 아젠다입니다. 배터리 제조사의 ESG 평가, 탄소 발자국 측정, 원자재 추적성 강화 등도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원자재 공급과 환경 기준이 함께 관리되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시대의 도래는 산업 구조를 바꾸는 동시에 원자재 시장의 지형도 크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전기차, 희토류, 배터리 중심의 신산업은 기존 화석연료 기반 원자재보다 더 복잡한 공급망과 더 큰 전략적 가치를 요구하며, 이에 대한 이해는 투자와 정책 결정, 기술 개발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원자재는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친환경 미래를 결정짓는 열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